바오밥나무

MBC: Article search results

  1. 신경민 앵커의 하차를 바라보며

 
정부에 비판적인 클로징멘트로 유명했던 신경민 앵커가 결국 MBC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했다. 보도국장이 외압의 실체를 인정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TV 뉴스 앵커 중 한명이었고, ABC에서 22년 간 저녁 뉴스를 진행했던 피터 제닝스도 신경민 앵커와 유사한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었다.

제닝스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동전에는 양면이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방송을 한다" 이것은 보도의 균형감을 말하는 것이다. 이 균형감이란 '기계적인 중립'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보통 뉴스는 동전의 한쪽면을 쉽게 보여준다. 피터 재닝스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동전의 숨겨진 뒷면이다.

1960년대 미국 남부의 민권운동, 1960년대의 베트남 전쟁, 70년대와 8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철폐운동, 1990년의 베를린 장벽 붕괴, 그리고 아라파트 PLO 의장 인터뷰, 뮌헨 올림픽에서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이 이스라엘 선수들을 살해하고 인질로 삼았던 테러 사건... 모두 마찬가지다.

보수주의자들은 그가 보수적 주장들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공격했고, 유대계 매파 인사들은 그가 팔레스타인에 대해 우호적이라며 비판을 가했다. 2000년 대선 때는 앨 고어가 플로리다주에서 승리한 것으로 보도하는 실수를 저지른 적도 있다. 이건 공화당의 입장에서는 눈의 가시처럼 여겨질 수도 있었던 문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신경민 앵커처럼 외압에 의해 중간에 하차한 적도 없었고, 그 자리를 위협받은 적도 없다. 9.11테러 직후에는 60시간 이상 연속으로 뉴스를 진행하며 미국인들의 변함없는 신뢰를 확인시켜주었다.

이명박 측근이 사장으로 내려운 YTN이나, 국영방송인 KBS는 이미 정부와 정책에 반기를 들지 못한다. 기계적인 중립에서 진행하는 뉴스는 애초에 '동전의 한쪽면'만 보여준다는 의미다. YTN이나 KBS에서 대운하에 대한 비판적인 뉴스꼭지를 본적이나 있는가? 이명박 퇴임할 때까지 결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신경민 앵커가 남긴 "지난 1년여 제가 지닌 원칙은 자유, 민주, 힘에 대한 견제, 약자 배려 그리고 안전이었습니다"라는 말은 피터 제닝스의 말처럼, 한국 신문방송학에서 꽤 오래 회자될만한 말로 남을 것이다.
<궁시렁> 글갈래의 다른 글
2009/04/15 03:47 2009/04/15 03:47
tags : ,

1

Recent Trackbacks

  1. 기술의 비밀 하늘로 솟은 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