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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권정생 선생님. ⓒ 한겨레 조연현 기자

퇴근할 때쯤, 내게 전화가 넘어왔다. 블로그에 사진을 올려달라는 것이다. 메일 주소를 알려드리고 사진을 받았다. 크기 조절도 않고 압축도 하지 않은 엄청난 용량의 원본사진들이었다. 안 올라가는 게 당연하지, 속으로 툴툴 거리면서 열어보니까, 사진 속의 얼굴이 낯익다. 권정생 선생님.

사진을 올려야 하는 포스트는 권정생 선생님의 부고를 전하는 내용이었다. 잠시 멍해졌다.

난 사실 권정생 선생님을 잘 모른다. 첫 기억은, 중학교 때인가, 누나가 생일날 선물로 받아온 <몽실언니>다. 창비판이었을까. 표지그림은 검은치마에 흰저고리를 입은 몽실언니가 등에 애기를 들쳐업고 들을 걸어가는 것이었지 아마. 그 이후에 <몽실언니>는 SBS에서 드라마로 방영되어 널리 알려졌다. <강아지 똥>은 워낙 유명한 동화니까 두말할 필요없을 것이다.

십오년전 읽은 <몽실언니>의 내용도 기억하지 못하는 내가, 권정생 선생님을 다시 생각한 것은 역시 작품보다도 그의 삶이었다.

사실 수십만권이 팔린 <몽실언니>만으로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었을 권 선생님은, 그 인세는 모두 꼬박꼬박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었고, 정작 자신은 종지기로 일하던 교회 뒤 언덕에 흙집을 짓고 근근히 살았다. 그는 평생동안 숱한 문학상들의 수상을 거부하고 은둔생활을 했는데, 1995년 아동문학가 윤석중씨가 그의의 의사를 묻지 않고 '새싹문학상' 수상자로 선정, 오두막으로 직접 상패와 상금을 가져오자 다음 날 우편으로 돌려보냈다는 일화도 있고,1) 2003년 MBC '느낌표'가 그의 산문집 <우리들의 하느님>의 선정하자 "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 도서관이나 책방에 가서 혼자 책을 고르는 순간인데, 그걸 왜 방송에서 막느냐"며 거부하기도 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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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의 집. ⓒ 한겨레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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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의 방. ⓒ 한겨레 조연현 기자


나를 숙연하게 했던, 그의 거처. 손바닥만한 공간에는 무수한 책들과, 세간살이들로 빼곡하다. 저 5평 남짓한 곳에서 그는 먹고, 자고, 세상을 보고, 생각하고, 글을 썼을 것이다.

당신은 진정 세상의 눈이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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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7 21:45 2007/05/1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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